경찰청, 인터폴 전산망 범정부 공동 활용 추진…국제공조 체계 대전환 예고
경찰청, 인터폴 전산망 범정부 공동 활용 추진…국제공조 체계 대전환 예고
 경찰청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전산망을 범정부 차원에서 공동 활용하는 국제공조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초국가 범죄가 갈수록 조직화·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경찰 중심의 국제 수사 정보를 관계기관까지 확대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은 최근 인터폴 전산망 ‘I-24/7’을 기반으로 한 ‘국제공조시스템 구축 3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폴의 I-24/7은 전 세계 회원국 경찰기관이 국제 수배 정보와 여권·지문·DNA·도난 차량 정보 등을 실시간 공유하는 국제 치안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경찰 조직 내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돼 왔으나, 앞으로는 해양경찰청과 관세청, 출입국·외국인 당국 등 관계기관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청은 최근 국제 범죄 조직이 여러 국가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마약 밀매와 보이스피싱, 인신매매, 자금세탁, 온라인 사기 등을 복합적으로 벌이고 있는 만큼 단일 기관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해외 도피사범 증가와 국제 범죄수익 은닉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기관 간 실시간 정보 공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계획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우선 1단계에서는 경찰 내부의 인터폴 데이터베이스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기존 수사부서 중심 체계에서 여성청소년·교통·사이버 분야 등 다양한 부서까지 국제 수배 정보와 생체정보 조회 권한을 확대해 수사 초기 대응 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2단계에서는 해양경찰청·관세청·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 관계기관과 시스템 연계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해외 도피사범 추적과 국제 마약 조직 단속, 범죄수익 환수 및 해외 은닉 재산 추적 등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인터폴뿐 아니라 유로폴(Europol), 아세아나폴(ASEANAPOL) 등 국제 치안협력기구와의 연계 가능성도 검토한다. 경찰은 이를 통해 국제 범죄 대응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한국의 국제 치안 협력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경찰은 통합 시스템이 구축되면 국제 수배자 조회와 생체정보 대조, 해외 공조 요청 등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져 범죄 대응 속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관 간 협조 요청 과정에서 시간 지연과 정보 누락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통합 체계가 마련되면 보다 신속한 공동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관리 체계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인터폴 데이터에는 국제 수배 정보와 생체정보 등 민감한 자료가 포함돼 있는 만큼, 접근 권한 통제와 정보 보호 장치가 엄격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터폴 기준에 맞춘 보안 체계와 접근 권한 관리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며 “국제 범죄 대응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보안 기준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와 치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의 국제공조 수사 체계가 기존 경찰 중심 구조에서 범정부 협업 체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성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