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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26-08-18 (화) 23:35
대법원 “검사 지휘받은 검찰수사관 수사, 검사 수사개시”…직접 기소는 위
대법원 “검사 지휘받은 검찰수사관 수사, 검사 수사개시”…직접 기소는 위법
검찰수사관 독자적 수사개시권 인정 안 해…수사·기소 분리 법리 명확히
“수사관이 검사에게 송치해도 사법경찰관 송치와 달라”…위법 기소는 공소기각 대상

검사의 지휘를 받아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다면 법적으로는 해당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하고, 그 검사가 같은 범죄를 직접 기소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검찰수사관에게 일반 사법경찰관과 같은 독자적인 수사개시 권한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하는 성격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검찰청법상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과 관련해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수사 실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A씨 등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사건은 A씨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이 검찰에 고발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16년 민간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해 사업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고발됐다. 검찰청 수사과 소속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해당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검찰수사관은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업체에 위장 취업시키고 급여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 등 별도의 범죄사실을 인지했다.

검찰수사관은 새롭게 발견된 혐의에 대해서도 담당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한 뒤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했다. 담당 검사는 추가 수사를 거쳐 관련 혐의에 대해 공소를 제기했다.

쟁점은 이처럼 검사의 지휘를 받아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한 경우 누구를 해당 범죄의 '수사개시 주체'로 볼 것인가​였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검사가 자신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급심은 검찰수사관이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고 검사와 별개의 수사기관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검사의 공소제기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같은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서 규정한 '수사개시'는 검사가 범죄에 대한 최초의 수사를 시작해 '1차적 수사'를 담당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수사관의 법적 지위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은 관련 법률에 따라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고 있으며, 일반 사법경찰관에게 인정되는 것과 같은 독자적인 일반적 수사권을 부여받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검찰수사관이 실질적인 수사업무에 착수했더라도 해당 수사가 검사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면 이를 검찰수사관 자신의 독립적인 수사개시로 볼 수 없고,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하는 것이므로 검찰수사관에서 검사에게 사건이 넘어간 것은 기존 검사의 수사가 계속되는 과정일 뿐, 경찰 등 별도의 사법경찰관이 수사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담당 검사의 지휘를 받아 새롭게 수사에 착수한 범죄는 해당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해당하고, 같은 검사가 이를 직접 기소한 것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같은 공소제기는 단순한 절차상 하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가 정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라고 명확히 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검찰수사관이 처음 수사에 착수한 2016년 뇌물 관련 범죄는 이후 공소를 제기한 검사와 다른 검사의 지휘 아래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범죄가 아니므로 해당 검사의 기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인지된 위장취업 급여 명목의 뇌물수수 등 범죄는 실제 공소를 제기한 검사의 지휘 아래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해당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결국 이 부분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각 범죄가 서로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점 등을 고려해 원심판결 중 해당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검찰수사관이 실제 수사를 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사와 독립된 수사개시 주체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울러 검찰 내부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이뤄진 수사를 검찰수사관 명의의 수사와 송치 절차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사건'으로 볼 수 없다는 법리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에서는 누가 최초 수사를 개시했는지뿐 아니라 어느 검사가 검찰수사관의 수사를 지휘했는지, 이후 어느 검사가 공소를 제기했는지​가 공소제기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분리해 상호 견제가 가능하도록 한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의 취지를 대법원이 엄격하게 적용한 만큼, 검찰의 사건 배당과 수사·기소 업무 처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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