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범죄 대응, 무엇이 문제인가
스토킹범죄 대응, 무엇이 문제인가
김영식 서원대학교 공공서비스대학 경찰학부 교수
서울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은 우리 사회에 스토킹 피해자 보호의 문제점은 없는지 다시 의문을 던졌다. 스토킹범죄는 기존의 일반 형사범과는 다른 구조로 되어 있다. 스토킹 행위는 피해자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외형적으로 범죄가 아니거나 범죄라고 해도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심과 불안감은 매우 주관적인 것으로 제3자에게는 성가심이나 귀찮음 정도로 여겨질 수 있다.
스토킹, 일반 형사범과 다른 범죄구조
한편 스토킹 행위자는 대부분 피해자에 의해서만 특정이 가능하고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강제수사의 요건에는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토킹범죄의 이런 특성은 형사사법기관이 스토킹범죄에 대처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스토킹처벌법에는 단계별 대처방안이 규정되어 있지만 스토킹범죄 재발방지와 처벌은 전적으로 피해자의 적극적 대처에 맡겨져 있다. 스토킹 피해자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곳은 경찰이다. 스토킹을 당했을 때 112신고를 하거나 피해를 당한 후 행위자를 고소한다. 이때 경찰은 스토킹 행위자의 위험성을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112신고 출동을 나간 현장 경찰관이 종합적이고 정밀하게 위험성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장 경찰관들에게 적합한 초기 위험성 판단 기준이 필요하고, 이후 전담부서(수사부서)가 개입해 더욱 정확한 위험성 판단을 해야 한다.
정확한 판단이 내려지고 그에 따른 법적 조치가 취해진다고 하더라도 법적조치의 실효성이 없다면 피해자 보호에는 무용지물이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긴급응급조치는 '스토킹행위의 상대방이나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의 접근금지'와 '스토킹행위의 상대방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로 경찰 조치 후 검사를 거쳐 지방법원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잠정조치는 긴급응급조치 2가지 이외에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범죄 중단에 관한 서면경고'와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의 유치'가 있는데 법원의 결정으로 실시된다.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가 실시된다는 자체만으로도 행위자에게 재발 억제효과가 있다.
실효성 있는 법적조치 기대
그러나 법적조치를 위반하는 것에 대해 과태료 처분이나 형사처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인지하는 것은 오로지 피해자의 몫이다. 즉, 행위자가 다시 스토킹을 하고 피해자가 이것을 인지해 경찰에 신고했을 때 법적조치 위반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인지했더라도 이번 신당역 사건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이후일 수도 있다.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한 스토커에 대해 경찰이 재발 여부를 감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100m 이내 접근금지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는 행위자의 위치정보나 정보통신 이용내역을 통해 감시나 확인이 가능하다.
피해자도 경찰도 스토킹 행위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특별한 위험성을 가진 스토커에 대해서는 행위자 감시와 통제 중심의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더이상 스토킹범죄 희생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위험성 판단과 실효성 있는 법적 조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김영식 서원대학교 공공서비스대학 경찰학부 교수
|
이용약관 
전국지사소개
대표자 인사말
태극기로 국민의 힘을 보여주세요..
